면(面, 2D)에서 공간(3D)으로, 표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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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계는 공간입니다. 언제, 어느 때나 공간이 아닌 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문득 세계가 찌그러져 ‘면’이 되었다는 것은 상상 속의 이야기일 뿐,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오래전부터 면을 통해 공간을 표현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오늘날 2D라고 부릅니다. 통상적으로 말하는 그림, 곧 인류가 축적해 온 하나의 탁월한 표현 양식입니다.
이 흐름 위에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3D, 즉 CG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메타버스를 만들었고, 이를 매우 실용적으로 가상 스튜디오로 활용하고 있으며, 게임 엔진을 통해 영화 제작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공간을 다루는 이 3D를 낯설어하고, 어색해하며, 어렵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실존 자체가 이미 3D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공간 속에 존재하며, 공간 아닌 상태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진정으로 낯설고, 어색하고, 어려운 것은 3D로 존재하는 실세계를 2D로 표현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공간을 어떻게 하나의 면에 담아냈는지,
입체적인 인간을 어떻게 찌그러뜨려 평면 위에 부착시켰는지,
바로 그 지점이야말로 놀랍고 신기하며, 동시에 고도의 인지적 발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2D라는 개념이야말로 사실 더 낯설고 어려운 기술입니다.
반면 3D, 즉 공간은 그저 우리의 일상이며 삶 그 자체일 뿐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인류는, 면이라는 폐쇄된 표현 공간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탈출하여, 다시 3D 공간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현실과 닮은 공간을 새로 만들어내며, 표현의 세계를 확장하는 거대한 공사를 한창 진행 중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3D 기술은 새로운 세계로의 도약이라기보다,
아주 오래된 현실로의 귀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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