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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없는 땅, 그러나 비옥해진 대지: 두 강과 관개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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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nseegame
댓글 0건 조회 276회 작성일 26-01-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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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두 강이 저절로 문명을 ‘만들어 준’ 결과가 아니라, 본래 생존조차 어려운 건조지대에서 사람들이 그 강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개시설과 물 관리기술을 발명하고 조직화한 성과 위에 성립한 문명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문명을 만든 것은 강 그 자체가 아니라, 강을 문명의 기반으로 전환시킨 인간의 기술·지혜·협력 체계, 곧 관개 시스템이었다.


우리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비가 내려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에 익숙한 입장에서 보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에서 오히려 풍성한 수확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처음에는 매우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르메니아 고원지대에서 내린 비와 눈이 두 강을 따라 하류로 흘러내려오고, 그 물을 수로·저수·범람조절·관개공사로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비가 오지 않아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으며 오히려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생산이 가능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보여 준다.


비가 오지 않는 준사막이나 사막일지라도, 강이 흐르고 사람들이 기술과 제도를 갖춘다면, 그 물은 인간의 형편과 선택에 따라 삶을 지탱하고 사회를 번성하게 만드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자연은 조건을 제공할 뿐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는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인문적 교훈도 있다.


문명은 자연의 ‘선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환경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새롭게 조직하고 재구성하려는 인간의 상상력·공동 노력·기술적 실천 위에서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메소포타미아의 관개문명은, 주어진 조건을 탓하기보다 조건을 다루는 능력이 곧 문명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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